전날 별 구경을 끝으로 그랜드 써클 투어 1일차를 마무리하고 바로 곯아떨어졌다.
그 다음날 현지 시간 기준 오전 6시에 기상해서 씻고, 가이드님이 차려주신 아침을 먹고 이튿날 일정을 위해 길을 나섰다. 아침이라 거하게 먹지 못해서 간단하게(?) 땅콩잼과 딸기잼을 바른 토스트와 커피를 먹었다. 일행 중 한 명은 한국 컵라면을 드시던데 정말 한 입만 먹고 싶었다.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일출도 보고 사막지대의 아침이라 그런지 날씨가 조금 쌀쌀했다. 새해 첫 날에도 자느라 보지 못하는 일출을 여기서 보다니 :)
그랜드 캐년 1박2일 투어 2일차 일정은 브라이스 캐년과 자이언 캐년 두 곳만 방문하는 데 이동 중에 레드 캐년도 살짝 볼 수 있었다.
투어 첫 날과 마찬가지로 차로 이동할 때 주변 자연환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레드 캐년(Red Canyon)
브라이스 캐년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레드 캐년. 가이드님께서 차를 잠시 세우고 포토 타임을 가질 수 있게 해주셨다.
[레드 캐년의 지질]
레드 캐년의 색이 밝은 층은 주로 석회암(limestone)이며, 과거 3.5~5천만 년 전 이 지역을 덮은 호수에 퇴적되어 만들어졌다. 분홍, 주황, 붉은 색을 띄는 이유는 석회암 내의 철 산화 때문이며, 철의 양에 따라 색이 달라지게 된다.
레드 캐년 터널은 브라이스 국립 공원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목에 있는 관문과도 같다.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브라이스 캐년의 지질]
브라이스 캐년은 수만 개의 섬세한 첨탑(spire, 뾰족탑)을 가진 반원형의 모습을 가진다. 과거 호수 속에서 형성된 퇴적암이 융기되어 풍화, 침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인스피레이션(Inspiration) point에서 출발해서 선라이즈(Sunrise) point로 향했다.
트래킹 코스에서 올려다보는 브라이스 캐년은 내려다보는 브라이스 캐년과는 또 다른 모습이라고 했다. 어떤 모습일지 잠시 상상해본다.
브라이스 캐년의 가장자리는 50년 간격으로 약 1피트(약 30cm)씩 빠른 속도로 후퇴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브라이스 캐년의 기온과 연관이 있는데, 365일 중 약 180일은 밤과 낮의 기온차가 크기 때문에 이로 인해 형성된 융빙수(meltwater)와 중력의 영향으로 토양 포행(creep)을 일으키고 암편을 아래로 이동시키게 된다. 또한, 여름철에 내리는 비는 석회석을 진흙으로 용해시키며, 토석류(debris)를 제거한다.
투어 일행들은 뉴욕에서 온 미국인과 아시아계 미국인들이였는데, 하트 사진 찍을 때마다 왜 하트를 만드냐고 그러다가 본인들 단체사진 찍을 때 수줍게 하트 만드는 거 보고는 왠지 뿌듯했다.
선라이즈 포인트에서 보는 브라이스 캐년도 예쁘다는데, 가는 길에 사진을 계속 찍어주고 찍다보니 시간 관계상 중간에 주차장으로 빠져나와서 우리는 자이언 캐년으로 향했다.
자이언 캐년으로 향하는 길에 서브웨이에 들려 점심을 먹었다. 라스베이거스에 온 첫 날부터 인앤아웃버거, 투어 첫날 맥도날드까지 햄버거만 자꾸 먹을 것 같았는데 서브웨이에 갈 수 있어서 다행이였다. 허허벌판에 다행히 서브웨이가 있다.
한국 서브웨이랑 빵 종류가 (당연히) 같은 줄 알고 스테이크&치즈, 6인치, 빵은 허니 오트로 달라고하니깐 허니 오트는 없다고 해서 1차 당황. 빵 메뉴를 봐도 먹어본 빵이 없어서 2차 당황. 결국 일행 중 한 명이 시킨 빵이랑 똑같이 시켰는데, 빵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한국 서브웨이보다 맛이 없었다.
📍자이언 캐년/지온 캐년(Zion Canyon)
[자이언 캐년의 지질]
오늘날의 자이언 캐년의 풍경이 나타나기 전에는 강, 바다, 사막 그리고 화산의 환경에서 수천 피트의 진흙, 석회, 모래 그리고 화산재로 이루어진 퇴적층이 만들어지고 지각의 힘으로 인해 융기되어 콜로라도 고원을 만들게 되었다. 이후, 침식작용으로 인하여 고원의 미세한 틈새를 만들고 넓히게 되면서 협곡이 형성되게 된다.
이 과정들은 현재까지 진행 중에 있는데, 강은 여전히 퇴적물들을 퇴적시키고, 지진은 고원의 융기를 방해하며, 자이언 캐년의 불변할 것 같은 절벽에서는 침식된 암석이 떨어진다.
자이언 캐년에서는 차로 이동하면서 잠시 정차해서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진짜 자이언 캐년 내부를 만끽하려면 셔틀버스를 타고 셔틀버스만 출입가능한 구간으로 가야한다. 자이언 캐년으로 들어서면 처음 만나게 되는 Checkerboard Mesa(체커보드 메사). 사암 언덕으로 특이한 균열 패턴을 볼 수 있고, 산양이 이 가파른 절벽을 오르고 내린다고 한다.
이동 중 두 번째로 내린 곳에서 조금 가파른 절벽을 올라하는지 모르고 쪼리를 신고 왔다가 차로 돌아가기는 귀찮고 그냥 올라가자니 위험한 순간 들리는 "take it off!". 그대로 쪼리를 벗어던지고 도움의 손길로 맨발로 올라갔다.
여기는 자이언 캐년 공식 포토존인 것 같다. 사진이 모두 마음에 쏙 든다. 크리스토퍼 홍 가이드님, 땡볕에서 땀 뻘뻘 흘리시면서 사진 예쁘게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화약을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 낸 터널을 지난다. 이 터널은 양방향으로 차가 지나갈 수 있지만 한 차선씩만 통행할 수 있어서 양 쪽 입구에서 통행을 통제하는 관리인 하에 왔다갔다 할 수 있다.
이 터널 개통으로 인해서 하루만에 그랜드 캐년,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을 투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터널을 지나 내려서 터널 쪽을 바라보면 아까 봤던 창문(구멍)이 보인다.
그랜드 캐년은 위에서 보니깐 그 웅장함이 그대로 전해진 반면에 아래에서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는데,
자이언 캐년은 이동하면서 중간중간 내려서 올려다 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그랜드 캐년만큼 마음에 드는 자이언 캐년
자이언 캐년을 끝으로 1박 2일 그랜드 캐년 투어는 공식적으로 끝난다. 라스베이거스로 돌아가는 길에 기념품 샵을 잠깐 들릴 수는 있다고 하셨는데, 다른 일행들 저녁일정 때문에 곧장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 꿈만 같던 그랜드 캐년 투어는 이렇게 끝이 났다.
잊지 못할 미서부 캐년 여행
그랜드 캐년은 다음에 다시 만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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